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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서 각종 산업에 대한 민영화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되고 있습니다. 전기, 공항, 철도, 수도 등의 인프라 산업을 비롯하여 오늘 이야기의 주제가 될 의료분야까지 민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해서 오늘 글의 주제는 실제 의료민영화가 가장 활성화되어있는 미국에서 병원 및 건강관리 사업으로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미국주식 중 1곳을 선정하여, 실제 미국의 영리병원이 추구하고 있는 사업모델에 대해서 한 번 살펴 보고자 합니다.

 

 

제가 소개할 미국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민간 병원 주식은 바로 'HCA Healthcare,Inc'라는 병원입니다.

 

 

 

 

HCA Healthcare는

 

HCA Healthcare는 1968년에 설립되었으며, 미국 내에서 응급 서비스, 입원환자의 치료 및 수술 등과 같은 종합병원급의 의료서비스부터 시작하여 입원없이 가능한 간단한 외과적 수술이나 내시경 진단 등의 진단검사 서비스를 할 수 있는 ASC(Ambulatory Surgical Center), 출혈이나 복통이나 호흡곤란증상처럼 긴급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Urgent Care Center 등을 소유 또는 운영하고 있습니다.

 

 

HCA가 2021년 '투자자의 날'에 맞춰 배포한 프리젠테이션의 자료에 의하면, HCA가 보유하고 있는 병원 수는 종합병원급이 184개 / ACS가 123개 / 긴급치료센터가 170개 / 내과클리닉 1,360개이며 HCA에 소속되어 근무하고 있는 의료종사자의 숫자는 약 46만7천여명에 이릅니다.  

 

HCA Healthcare가 소유 또는 운영하는 의료시설 현황

 

 

 

이러한 엄청난 규모를 지닌 HCA Healthcare는 포츈지에서 매년 선정하는 세계 500대 기업목록에서 2021년에 207위를 기록하였습니다. 사실상 의료시설업의 대기업(?)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네요.

 

HCA Healthcare는 2021년 포츈지에서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들 중 207위를 기록하였습니다.

 

 

 

민간 병원, HCA Healthcare의 매출과 순이익 규모

 

영리병원이라서 그럴까요? 아래처럼 회사소개서의 한 페이지의 소제목이 "Strong Market Presence : 강력한 시장점유율"이라는 말이 굉장히 낯설게 느껴집니다. HCA Healthcare 소속의 병원이 위치한 주요 32개 지역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1위 혹은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시장점유율이 25.9%라는 내용입니다. 증시에 상장된 영리병원이다보니, 진료 또는 입원환자의 숫자가 시장점유율로 변환되어 표시되는 것이 왠지 씁쓸함이 느껴집니다. 

 

 

 

이제는 HCA Healthcare의 주식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HCA Healthcare는 미국 주식 Healthcare Sector 내에서도 Medicalcare Facility 산업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타 다른 헬스케어 섹터에 상장되어 있는 J&J나 UNH 등과 같은 회사에 비하면 시총이 굉장히 작게 보이지만, 이래뵈도 HCA의 시총은 작성일 기준으로 약 $ 60억달러로 한화로는 약 7조8천억원에 달합니다. 

 

HCA healthcare Inc의 시총은 약 60억달러로 해당 산업군에서 시총 1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현재 주가는 주당 약 $200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며,  회사의 2021년도의 한해 실적은 총 수익은 $587억달러를 기록하였고, 순이익은 69억5천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한화로는 대략 8조7천억원입니다. 환율계산기로 두들겨가면서 적는데도, 병원법인의 1년 순이익이 8조원이라니 미국과 한국간 경제규모 차이를 감안한다치더라도 조단위의 이윤금액 자체는 어마어마하게 느껴지네요.

 

2021년 HCA Healthcare Inc의 실적표 "Annual report 캡쳐"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은 주식자본주의인 미국의 주식회사답게(?) 재투자 및 배당으로 이어지는데요. 아래는 2021년 수익금에 대한 지출을 간략하게 정리한 것으로, 한 해 수익의 거의 80% 가까운 금액을 재투자와 배당, 자사주매입에 지출하였습니다. 특히 자사주 매입에 135억 달러를 사용했다고 기재된 부분이 눈에 띄는군요.

 

2021년도 HCA Healthcare 자본지출 현황, 자사주매입과 배당에 총 170억 달러를 지출했다는 부분이 눈에 띕니다.

 

 

 

민간 병원만의 독특한 경영지표 측정항목들

 

마지막으로 실적보고서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경영성과실적을 측정할 때, 일반 기업처럼 공장가동율이나 재고 등의 지표가 영리 병원에서는 입원기간이나 병상점유율과 같은 지표로 대체된다는 점입니다. 아래는 HCA Healthcare 연간리포트에 보고된 Operating Data 자료를 캡쳐한 것인데요. 가령 'Weighted average beds in service'은 평균적으로 사용된 병상의 수를 뜻하는 것이고, 'Average length of stay (days)'는 입원한 환자가 병원에 머무른 평균일수를 나타냅니다. 즉, 병실에 입원한 환자가 많고, 병상점유율이 높을 수록 경영효율화가 잘 이루어졌다라고 평가받는 것이지요.

 

HCA Healthcare의 연간보고서에서 사용된 경영지표내용들

 

 

이상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민간 병원 중, 미국 증시에 상장되어있으면서 시총이 높은 기업인 HCA Healthcare라는 기업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HCA healthcare를 리뷰한 느낌은 민간 병원은 아무래도 이윤추구가 사업의 주목적이기 때문에 병상규모의 확장을 통한 많은 환자의 유치, 그리고 뇌나 심장질환과 같이 다루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전문 의료서비스 제공을 통한 높은 의료수가 및 병상점유율을 유지하려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민간병원의 노력은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어느 정도 일조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민간병원끼리 경쟁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느 한 병원에서 특정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경쟁입장에 있는 타 민간병원도 뒤쳐지지않으려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려 할 것이니까요.

 

그러나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의 의미는 단순히 환자의 편의성을 개선시키는 것이 아니라 높은 수준의 수술이나 치료, 그리고 의사나 간호사들의 역량을 제공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대규모의 자본투입을 필요로 합니다. 앞에서 HCA가 한 해동안 벌어들인 수익의 40%를 의료시설 및 병원인수 등에 재투자한 것처럼 말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HCA Healthcare를 예시로 본 민간병원 간의 경쟁은 어쩌면 의료서비스의 비용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상승하는 것을 부채질할 수도 있으며 이러한 경쟁 속에서 점차 올라가는 의료비로 인해 누군가에게는 생존이 달려있는 해당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할 수 있겠다는 우려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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